아, 윤정희

By buzz - 11월 10, 2019

저녁 먹고, 잠시 딸애 노트북을 켰다.

아,, 이게 무슨..

메인화면 뉴스에.

10년 전부터 였다니 ..

백건우와 따님이

공식적으로 이제 발표를 했단다.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어머니의 자랑스러운 삶에

대한 예의이며 존경심의 발로라 생각한다.

내 청춘의 시간에

함께 했던 인물, 남정임, 문희, 윤정희

색깔이 뚜렷했던 삼인방이었다.

한창 인기를 누리던 그녀가 어느 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 결혼을 한다고 했다.

그녀의 남편 '백건우' 씨는 부산 출생이다.

집이 동래 온천장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좋은 집안의 귀한 아들이었다.

.

결혼과 함께,

서서히 우리들 시야에서 사라진 그녀..

그러다, 수년이 지난,

어느 날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스타의 모습이 아니라

전혀 가꾸지 않은, 거친 모습 그대로,

그냥 아줌마, 그 자체여서 충격이었다.

그러나,

스타였다는 이미지로

나이 들어서까지 주름살 하나 없이

가꾸는 여느 스타들의 모습보다

훨씬 품위있고 좋아 보였다.

그래서 더 좋았었다.

그런 그녀가 67세란 나이에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근사한 연기로 화려하게

다시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그런데 그때, 이미

그녀의 알츠하이머병이 시작되었나 보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도

많은 작품으로 사랑받으며

늦은 나이까지 활동했던 여인도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고있는 여인도

이런 병에 걸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내 마음이 더 아프나 보다.

이제는 딸도 못 알아본다고 하니

그녀를 보고 있는

남편과 딸의 마음이 어떨지.

나도 모르게

그녀의 나이에, 병에,

내 나이와 지금의 내가 들어가 앉는다.

두려움과 가슴 아픔이 몰려온다.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오기 전에

많이 보고, 많이 보고, 많이 보자.

많이 즐거워하고, 많이 즐거워하자.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아픔의 시간은

더 이상 들추어 내려 하지 말자.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 중의 하나가

'망각'이라고 했던가?

평생을 살면서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은 모두 걸러내고

오직 사랑받았던 기억,

행복했던 시간만을 기억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생의 마지막 선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내가 가슴 아파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기우이기를..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찾아오게 된다면

내 주위의 사람들이

많이 슬퍼하지 않기를.

어쩌면, 잊고 싶은 것은 모두 잊고

행복한 시간 속에서만

살고 있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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