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전 11월 일기 / 배호
By buzz - 11월 16, 2019
1971년 11월 8일 월요일 맑음
일찍 일어나 공부한다는 것이 되지 않았다
연탄불이 꺼졌다. 만호가 10원짜리 숯을 사와서 연탄불이 피게 해 놓았다
아침밥은 아주머니 연탄불에 올렸다
그러나 아침밥이 늦어 밥도 안먹고 학교로 갔다
동네 앞에서 태희누나를 만났다. 다른 여고생도 몇 명 같이 있었다
학교도 안가고 교복도 아닌 흰 치마저고리들을 입었다
어제 배호가 죽었단다. 그래서 같이 어디로 간다고 했다
배호가 죽었는데 왜 학교를 안가나
배호는 큰아재가 좋아하는 가수다
학교에서도 배호가 죽었다고 애들이 이야기했다. 너무 일찍 죽었다
점심시간에 하도 배가 고파서 빵 10원어치 사 먹었다
다 먹고나니 또 먹고싶어서 또 사 먹었다. 오늘 아침 점심은 20원으로 떼웠다
집에 올 때는 추웠다. 이제 더위는 다 갔나보다
낙엽이 거의 져버렸다
*배호의 인기는 대단했다
장례식엔 여학생과 소복 입은 여인들로 인산인해였다고 한다
현철 송대관 보다는 서너 살 더 많은 선배
몸쓸 병만 아니었으면 지금도 그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텐데
* 저무는 달
11월에 요절한 가수가 유독 많다
2,30 청춘의 나이에
차중락(27) 배호(29) 김정호(33) 최병걸(38) 유재하(25) 김현식(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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