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줄거리 + 결말
핵 전쟁으로 대부분의 인류는 죽고, 살아남은 인류 대부분도 방사능에 오염되어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은 독재자 임모탄의 손아귀에 있다. 그런 시대에서 맥스는 아내와 딸을 잃고 사막을 떠돌다가 임모탄 무리들에게 잡히게 된다. 수혈을 위한 살아있는 피주머니로 쓰기 위해서였다.
한편 임모탄의 부하였던 사령관 퓨리오사는 임모탄의 아내들을 데리고 초록색 초원이 있는 자신의 고향으로 향한다.
분노한 임모탄은 부하들을 모두 이끌고 퓨리오사를 추적한다. 워보이 눅스는 맥스의 피를 수혈받던 중 출동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임모탄을 적극적으로 신봉하는 자이며, 그를 통해 사후에 발할라로 갈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눅스는 무리해서라도 피주머니인 맥스를 데리고 퓨리오사를 추적한다.
하지만 눅스는 퓨리오사 추적 과정에서 임모탄에게 버림을 받게 되고, 발할라의 허상을 깨닫고 퓨리오사 무리에 투항한다. 한편 함께 도착한 퓨리오사의 고향이자 녹색의 땅은 더 이상 녹색의 땅이 아니었다. 이미 까마귀가 가득한 폐허가 되어 있었고, 퓨리오사는 절망한다.
퓨리오사는 무리를 이끌고 동쪽으로 계속 가려 한다. 하지만 맥스는 퓨리오사에게 임모탄 조의 본거지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그곳에 물이 있고, 잘만 하면 병력이 모두 빠져나간 그곳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퓨리오사는 맥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어머니가 속한 여성 무리들과 함께 임모탄 조의 본거지이자 원래 떠나온 시타델로 가기로 한다.
시타델로 향하는 퓨리오사 일행을 임모탄 조는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임모탄 조는 피살된다. 남은 병력들이 퓨리오사 일행을 추적하지만, 눅스의 희생으로 협곡을 막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퓨리오사는 시타델로 가서 그곳의 지배자가 되어 물을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 맥스는 그것을 보며 시타델을 떠난다.
긴박한 추격신 + 독특한 세계관 + 의외의 페미니즘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의 재미 요소를 세 가지 말하자면 긴박한 추격신, 독특한 세계관, 의외의 페미니즘을 들겠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추격에서 시작해서 추격으로 끝나는 구성이다. 이 정도면 관객이 지치거나 지겨울 법도 한데, 나는 그런 점은 전혀 못 느꼈다. 매 전투 신마다 특유의 긴박함이 상당히 좋았고, 그리고 그 안에서 쫄깃쫄깃한 맛도 꽤 그럴듯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특한 세계관도 재미요소이다. 사실 핵전쟁 이후의 세계라는 설정 자체는 그리 대단한 설정은 아니라고 본다. 핵심은 그런 세계에서 어떤 요소를 보여줄 것인가이다. 생존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원을 장악한 독재자, 그리고 종교적 방식으로 강화되는 지배력, 전투에 최적화된 차량 등등 지금의 사회와 다른 요소들이 많이 보인다. 핵전쟁 이후라는 설정만 보면 좀 진부하지만, 그런 세계에서 보이는 구성은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전투 차량에서 기타를 치는 사람을 기억할 것이다. 전쟁에서 북을 치는 대신 금속성이 가득한 전자 기타를 치는 모습은 생소하면서도 동시에 꽤 그럴듯한 풍경이었다. 영화 곳곳에서 보여주는 요소들이 이런 식으로 생소하면서도 동시에 꽤 납득이 가는 것들이어서 좋았다.
그리고 뜬금없이 등장하는 페미니즘도 재미 요소라면 재미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 곳곳에서는 페미니즘적인 요소들이 보인다. 여성 사령관 퓨리오사, 전쟁을 일으키고 사람들을 탄압하는 남자 임모탄 조,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 취급하는 태도, 다음 세대를 위해 임신한 몸을 이끌고 퓨리오사와 함께하는 임모탄 조의 여인들, 여성들만으로 이루어진 퓨리오사 어머니 무리 등이 그러하다.
사실 페미니즘이라는 것 자체가 남용되면 상당히 거북해질 수 있는 주제이다. 페미니즘이나 PC 주의 자체가 사회 곳곳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는 것이고, 특히 오락 영화에서까지 이런 것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하지만 지극히 마초적이고 잔혹하며 긴박한 이 영화에서 뜬금없이 페미니즘을 그것도 꽤 그럴듯하게 풀어 냈다는 것은 상당히 참신한 시도라고는 생각한다.
아마 이 영화에서 페미니즘적인 요소가 그리 거북하지 않게 느껴진 것은 여성만을 위한 페미니즘을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임모탄 조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희생당하는 것은 여성만이 아니었으며, 눅스로 대변되는 워보이 또한 기계 부품으로 취급받으며 의미 없는 발할라의 허상에 속아 살고 있었다. 하지만 퓨리오사와 임모탄 조의 여인들의 탈출로부터 시작된 변화는 임모탄 조라는 독재자를 물리치고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 내었다. 특정 성별만을 위한 페미니즘이 아니었기에 아마 관객들의 거부감이 덜하였지 않나 싶다.
사실 나는 페미니즘이나 PC를 잘 모르고, 그것을 굳이 오락 영화에까지 넣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회의적인 면이 있었다. 왜냐하면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론이자 사상이고 그것을 오락 영화에서까지 강요받아야 하나 싶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억지로 넣은 페미니즘 요소는 영화의 완성도를 낮추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처럼 페미니즘을 담아내는 것은 그리 거북하지는 않았다. 의외의 요소이기도 해서 재미있기도 했으니 개인적으로 그리 나쁘지는 않게 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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